<사진 출처 : flickr.com by Keith Allison>



올해 2월말쯤이었나요. 2018년에 거의 보지 않은 MLB.tv 시즌권을 해지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가 자동결제되는 카드를 해지하였으니 뭐 따로 할건 없겠지라고 안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띠링~ 하고 들어오는 결제완료 문자에 심히 당황을 했습니다. 결제되는 카드를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미 엎질러진 물 어쩌겠나 싶어 올해는 그래도 최대한 마음의 평정심을 갖고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만큼 201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한해는 험난할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시즌 162경기중 89게임이 치뤄졌고 볼티모어는 27승 62패를 기록하며 당당하게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모두가 예상했던 바, 놀라울 일도 아닙니다. 이제 남은 73게임을 어떻게 치뤄나갈지, 어떤 양상으로 흐르게 될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세이버매트릭스를 잘 알지도 못하는 관계로 19년간 바라본 볼티모어와 메이저리그의 분위기를 토대로 가볍게 이야기 하고자 하니 힘은 좀 빼시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트레이드 데드라인, 볼티모어가 Seller라고?


8월말까지 가능했던 웨이버 트레이드가 올해부터 없어지면서 트레이드 시장은 7월 31일 종료됩니다. 따라서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는 시점부터 각 팀들은 Buyer냐, Seller냐를 결정하고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기사들을 보면 볼티모어를 Seller로 표현하는 곳이 있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볼티모어가 Seller가 될지 매우 의문입니다.


사실 가지고 있는 선수를 팔려면 팔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려는 사람은 사려는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연봉이건 유망주건 추가의 비용을 내면서 타 팀으로부터 선수를 영입하면 본전 혹은 그 이상을 해줘야 하는데 지금 볼티모어에서 트레이드 칩으로 거론되는 선수들이 과연 Buyer들의 매력을 끌 수 있는 선수인가부터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한명씩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가. 앤드류 캐쉬너

전반기 17경기에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중인 캐쉬너는 6월부터 상당히 안정된 페이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6월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44 25이닝 4볼넷 14탈삼진, 7월 1경기 등판 7이닝 3피안타 1실점 0볼넷 4탈삼진) 이 정도면 4-5선발이 아쉬운 팀에게 한번쯤 긁어볼만한 복권이라 생각이 될수도 있겠는데요.


문제는 5월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캐쉬너가 트레이드를 거부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죠. 출처는 The Athletic 이었습니다. 트레이드가 되면 은퇴하겠다는 협박(?)도 당당하게 한 선수, 게다가 올해 연봉은 무려 1,600만달러입니다. 그보다 1승 더 거뒀고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류현진이 1,790만달러를 받는 점을 고려할 때 달래서 데려갈만한 아무런 메리트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캐쉬너가 2020년 1,000만달러의 클럽 옵션이 있는데 발동될 가능성은 없어 계약은 끝날거라 보고 대승적으로 한 400만달러쯤에 1년 더 볼티모어에 남아줬으면 하는데... 결과는 어찌될지 궁금합니다.


참고기사 : https://nypost.com/2019/05/24/andrew-cashner-might-refuse-to-leave-if-orioles-trade-him/


나. 딜런 번디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보여준 것이 없는 딜런 번디의 전반기 성적은 17경기 선발등판 4승 10패 평균자책점 4.65입니다. 짝수달에는 더럽게 못하고 홀수달에는 그나마 잘 던진 올해이지만 표면적으로 놓고 보면 캐쉬너보다 더 못한 선수인 상황이죠. 역시 시장에서 그를 노리는 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번디의 올해 연봉은 280만달러이고 이제 연봉조정자격을 갖게 된 상태라 내년부터는 FA 전까지 꽤 연봉이 오를 것입니다. 후반기 성적이 좌우하겠지만 연봉을 적당히 올려줘도 된다면 1라운더라는 이름값이 있기에 볼티모어에 남을 것 같고, 만일 엄청난 활약으로 브레이크 아웃 한다면 연봉이 많이 오를테니 트레이드 블록에 오르게 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올해 말, 혹은 내년 이맘때가 그의 매각을 점쳐볼 시기라는거죠.


번디의 하드웨어나 열심히 하는 모습은 참 좋지만 멘탈 부분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어머니를 잃고 힘들어 하는 모습에서는 KIA의 김진우가 오버랩 되기도 하구요. 사실 그동안 토미존 서저리다 뭐다 개인사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슬슬 추스려야 할 시기죠. 볼티모어가 그정도는 기다려줄 수 있다고 보기에 성급히 그를 팔려 하지는 않을거라고 제 맘대로 점쳐봅니다.


다. 마이클 기븐스

쇼월터 매직 시절을 함께 했던 투수들이 모두 떠나고 이제 기븐스 정도만이 남은 것 같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활약은 그 누구도 깔수가 없는 그야말로 맹활약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전반기 기븐스의 성적은 30경기에 구원등판해 1승 4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균자책점에서 한번 놀라고 6세이브가 15번의 세이브 상황 중 9번을 날려먹고 겨우 기록한 것에 두번 놀라게 됩니다. 


구원투수들이 꾸준히 잘하긴 어렵습니다. 롱런의 상징 마리아노 리베라, 트레버 호프만, 조 네이선 등은 진짜 드문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3년 이상 잘한 구원투수는 반드시 주의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기븐스도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구속이나 구위는 살아있지만 정교함도 많이 떨어져 보이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의심스럽습니다. 잘하던 팀에 있다 못하는 팀에 있으니 기분이 나쁠 법도 하지만 팀 상황땜에 아무렇게나 야구를 하겠다면 그 역시 모든 팀이 등을 돌리는 이유가 될겁니다.


표면적으로 나쁜 성적, 3년 활약 후에 2년 연속 보이는 하향세는 트레이드 매물로서의 매력을 많이 감소시킬 것입니다.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 볼 수도 있겠는데요. 후반기에 무리시키지 않으면서 안정을 찾도록 유도해 보고 시즌 후에 논텐더나 트레이드냐 등등을 검토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븐스와 볼티모어의 인연은 길어봤자 2020년까지라고 생각합니다.


라. 트레이 맨시니

올스타전에 나가지 못했지만 홀로 볼티모어 타선을 이끈 그에게 저는 '맨신' 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요. 전반기 성적은 327타수 95안타(타율 .291) 17홈런 40타점 OPS .868입니다. 시즌 극초반은 진짜 잘했는데 올스타 브레이크에 가까워 오면서 부상자명단도 한번 갔다오는 등 페이스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맨시니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나오는 모양인데요. 현재 맨시니가 우산 효과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타자인 상황에서 올린 성적이라 나쁘게 볼 건 없습니다. 문제는 마이크 엘리아스 단장이 맨시니를 어떻게 보느냐겠죠. 팀의 장기적인 플랜을 위해 어디까지 데리고 갈 것인가입니다. 맨시니에게 과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제이슨 지암비나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마이크 스위니 같은 역할을 주느냐를 봐야 할겁니다. 


올해는 연봉이 무지하게 싼 선수기 때문에 트레이드 요청은 들어본다고 하지만 실행 가능성은 이 역시... 게다가 맨시니의 수비 능력은 계속 그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올 7월 트레이드 가능성 제로에 가깝다고 봅니다.


마. 조나단 비야

이 선수가 사실 Seller 입장에선 가장 팔아야 할 선수인데, 전반기는 실망스러웠죠(89경기 출장 340타수 88안타 10홈런 37타점 타율 .259 OPS .747). 2015년 커리어 하이 시즌 정도의 활약이 있었어야 했는데 그에 못미쳤습니다. 결국 보여줘야 할 시기에 못보여준 비야는 7월 말 이전에 최대 능력치를 발산해야만 트레이드가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댓가는 그냥 그런저런 마이너리그 유망주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정도 수준의 성적으로 트레이드가 되지 못한다면 시즌 종료 후 논텐더로 풀릴거라고 봅니다.


2. 다 떠나면 소는 누가 키우나?

볼티모어는 전반기에 47명의 선수들이 25인 로스터를 들락날락 했습니다. 트레이드가 어려운 것에는 25인 로스터에 안정감 있는 선수가 적은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리빌딩이나 탱킹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팀이 최소한으로 굴러갈 수는 있어야 하니까요. 2할대 중반 이하로 승률이 떨어진다면 쏟아지는 비난을 무시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메이저리거를 트레이드 하면 마이너리거를 올려서 쓰면 됩니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몇년 후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너리거의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을 함부로 낭비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핵심 유망주는 최대한 콜업을 늦추려고 할겁니다. 라이언 마운트캐슬이나 키건 에이킨이 AAA에서 맹활약해도 메이저리그 콜업을 안하는건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결국 어중간한 유망주들로 채워야 하는데 사실 전반기에 어중간한 유망주는 다 올려서 써봤습니다. 그러나 성과가 적었고 특히나 투수진은 전멸입니다. 쓸만한 선수들은 이제 막 싱글A에 있습니다. 줍기 신공이나 염가 FA계약으로 버텨야 하는데 그나마 있는 몇명도 팔면 브랜든 하이드 감독은 남은 시즌 하루하루가 고역일 것입니다.


어차피 파이어세일로 작년처럼 유망주를 얻을게 아니라면 올해는 그냥 내부 단속을 하고 차라리 국제유망주 수집과 올해 뽑은 드래프티들의 관리쪽에 집중하며 시즌을 무난히 끝내는게 나아 보입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건드리면 결국 마이너리그 로스터까지 영향을 주는데 신경써야 할게 한두개가 아닌 구단 입장에서 괜한 일거리를 만들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볼티모어가 작년과 같은 Seller가 되긴 어려울 것이고 1차 트레이드 시장에서 매물을 확보하지 못한 구단들이 2차로 협상을 제시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 데이비스를 같이 끼워팔 수 있을 정도의 파격적인 조건이 아니라면 성사는 안될거라 봅니다. 올해 데드라인은 그래서 조용하게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Posted by 삼선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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